2010년도에 중국 청도 지역의 상인이 제작한 차라고 받은 놈입니다. 여러 차산 지역의 고수차를 만들어 보려고 기획한 놈 중 하나입니다.

2014년도에 선농단으로 이사하면서 실종된 후 존재를 까맣게 잊고 있던 놈인데 최근 다른 물건을 찾으려고 창고를 정리하다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요즘 아침 드라마에 어릴 적  딸을 잃어버린 부모의 통한을 연기하는 배우의 모습을 본 적이 있는데, 저는 얘를 잃고 가슴 아파하지도 않다가 다시 만났으니 참 행운입니다.     

대개 소량 주문 생산하는 차들이 그렇듯 포장지에 표기된 내용을 보니 생산 기획자의 가슴 벅찬 의도가 느껴지네요. 고수차 순료로 석모 긴압한

이무차왕이라..음~청 장황하지 않나요?    

병면엔 노릇노릇 잘 익은 금호로 덮힌 芽가 풍부합니다. 고급스런 차를 만들어보려 했던 것이겠지요? 이 풍부한 금호들은 실제로 차를 우려 마실 때

그 존재를 확실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찻물에서는 다른 생차류들과 확연히 대비 되는 강한 밀향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찻물 전체를 적절하게 지배하고 있는 개성있는 쓴맛이 여름차 특유의 차품을 느끼게 해줍니다. 깔끔한 쓴맛 뒤에 길게 이어지는 회감도 일품이구요.

찻물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먼지처럼 작고 가는 부유물들이 많습니다. 위에서 노릇노릇한 금호라고 소개했던, 芽에서 떨어져 나온 솜털들이지요.

이놈들이 풍부한 밀향의 원천들입니다. 

엽저는 아주 튼실하고 좋습니다. 고수차 특유의 길고 튼실한 줄거리에 가죽 질감의 두껍고 통통한 잎에 난 튼튼한 잎맥들, 이무 고수차의 우수한 자질을 충분히 겸비하고 있는 놈입니다.